
천 개의 파랑SF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예견하는 장르라면,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천선란은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그의 소설은 희미해진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락사당할저자천선란출판허블출판일2020.08.19 나의 마음 한 구석엔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가.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니오.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고 무엇을 가져다주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연재는 대답하지 못했다...